후기/📗 개발 서적 읽기

『성과를 내고 싶으면 실행하라』 - 크리스 맥체스니

무딘붓 2025. 11. 6. 23:58

 

 


그로스해킹과 비슷하게, 팀에서 함께 일하는 법을 다룬 책이다. 책에서는 핵심 키워드를 독특한 용어로 설명하는데, 예를 들어 ‘가중목’, ‘선행지표’, ‘회오리바람’이 있다. 서론에서는 이 용어들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 ‘적은’ 일에 집중하는 팀이 더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다. … 우선 모든 것을 한 번에 획기적으로 개선하려 하지 말고 가장 중요한 목표 하나(또는 최대한 두개)를 골라야 한다. 우리는 이제 그 목표가 제일 중요한 목표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그것을 ‘가중목(가장 중요한 목표)'이라 부르려 한다. - 40p
  • 후행지표가 감소한 체중이라면, 선행지표는 이를테면 일일 섭취 열량과 주당 운동 시간 같은 것이다 - 41p
  • 실행의 진짜 적은 일상적인 일이다! 우리는 그것을 ‘회오리바람’ 이라 부른다. … 회오리바람은 다급하고, 리더와 그 밑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에게 매 순간 영향을 미친다. - 37p


가장 도움이 되었던 개념은 ‘가중목’이었다. ‘가장 중요한 목표에 집중하라’는 단순한 원칙이지만, 단순하기에 바로 적용하기 좋았고, 실제로 팀에도 도움이 되었다.

  • 한 번에 가장 중요한 목표 한두 개에만 집중하는 것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 반직관적이지만 꼭 그래야 한다. … 팀 쿡은 회사 주주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 … 우리는 날마다 좋은 아이디어를 퇴짜 놓습니다. 아주 뛰어난 아이디어도 퇴짜를 놓죠. 집중하는 대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우리가 선택한 것에 온 힘을 쏟기 위해서입니다. … “ - 60-61p
  • “멀티태스킹이 습관이 된 사람은 중요한 일을 잘 해내지 못할 수 있다. 이들은 중요하지 않은 일에 몰두한다.” (중요한 일을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가장 중요한 목표’이다.) - 57p


멀티태스킹을 예로 든 구절에서는 가중목이 개인에게도 도움이 되는 개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종종 중요하지 않은 일에 몰두하고 있을 때가 있는데, 혹시 멀티태스킹을 하고 있어서 그랬을까. 집중이 안 되고, 중요하지 않은 일을 하고 있을 때, 지금 나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게 되었다.

  • 1958년, 이제 막 설립된 NASA는 매우 중요한 목표가 많았는데, 그중 하나는 이렇다 “대기와 우주의 현상에 관한 인류의 지식 확장”. … 그러다 1961년에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나사를 근본까지 뒤흔드는 선언을 발표했다. “1960년대가 가기 전에, 인간을 달에 착륙시키고 다시 지구로 안전하게 귀환시킨다.” -73p


목표는 ‘특정 일까지 X에서 Y로’ 형식으로 작성해야 한다며 가져온 예시인데, 꽤 마음에 들어 옮겨 적었다. 인류 역사상 손꼽히는 성과 달성 사례로 예시를 보여주니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 선행지표
    • 목표 달성 가능성을 알려줌
    • 자신이 조절 가능한 지표
    • 예측력이 있다: 선행 지표가 바뀌면 후행지표도 바뀔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 예) 농사에서 토양의 질이나 비료 사용량
  • 후행 지표
    • 목표 달성 여부를 알려줌
    • 손쓸 수 없는 지표
    • 달성하려는 결과
    • 예) 농사에서 수확량

 

물론 책의 모든 내용이 도움이 되는 건 아니었다. 가장 적용이 어려웠던 건 ‘선행지표’와 ‘후행지표’ 개념이었다. 어떤 지표가 선행지표인지 후행지표인지 모호한 경우도 많고, 팀원마다 이해하는 바가 달라 설정이 어려웠다. 특히 개발자에겐 선행지표 개념이 잘 맞지 않는다는 느낌도 받았다.

 

가령, 앱의 사용자 수 또는 리텐션을 후행지표로 설정한다고 하자. 이 목표를 위해 개발자가 조절 가능한 ‘지표’는 무엇이 있을까? 단순하게는 작업 시간, 스토리포인트 정도가 있겠지만, 이런 지표는 현실적으로 늘리기 힘들어 큰 의미가 없다. 조금 더 조절 가능한 지표로는 코드 리뷰 횟수, 작업 시간 중 ‘집중 구간’ 비율도 있지만 목표 달성 여부를 알려주는 지표로 보기는 어렵다.

 

이런 이유로 선행지표와 후행지표 개념을 개발 팀에 적용하기엔 어려움이 많았다. 책에서 소개된 사례도 기획, 생산직, 현장 업무가 대부분이었고, 연구직이나 개발직군이 참고할만한 사례는 보기 힘들었다.

 

  • 오로지 회오리바람에 파묻혀 일하는 팀은 그날그날 해야 하는 일과 살아남기 위한 일에만 온 힘을 쏟는다. 이들이 경기에서 뛰는 목적은 ‘승리’가 아니라 ‘패배하지 않기’다. 결국 성과에도 큰 차이가 난다.

 

또 한 가지 아쉬운 건 ‘회오리바람’에 대한 해결 방안이 부족했다는 점. 목표 집중을 방해하는 일상적인, 혹은 돌발적인 업무를 뜻하는 ‘회오리바람’은 마침 나도 겪고 있던 문제였다. 책에 좋은 구체적인 극복 노하우가 있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결국 ‘가중목’에 집중하라는 이상적인 조언만 반복된다는 느낌이었다.

 

 

아쉬움이 많았지만, 좋은 개념도 많아서 일하는 데 도움이 된 책이다. 특히 ‘가중목’은 계속 팀에서 설정하며 적용하고 있고, ‘중요한 것에 집중하기’, ‘조절 가능한 지표와 불가능한 지표 구분하기’, ‘목표를 수치화하기’ 같은 개념도 여러 사례로 체득할 수 있어 좋았다. 책의 제목처럼 ‘성과를 내고 싶은’ 팀이라면 함께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