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개발 서적 읽기

『그로스 해킹』 - 양승화

무딘붓 2025. 6. 7. 14:28

 

 

📖 간단한 책 후기

 

회사에 처음 입사하고, 여러 회의에 들어가면서 낯설게 들렸던 여러 용어가 있다. ‘리텐션’, ‘MAU’ 등등… 우리 서비스의 현황과 성장 목표로 사용되는 지표들이었다. 처음에는 막연히 좋은 지표니까 사용하겠지, 실무에서는 이런 지표를 사용하구나 하며 막연히 신기해했다. 그러다 다 같이 데이터 분석 이해도를 높여보자는 우리 TF PM분의 제안으로 이 책을 스터디하게 되었다.

 

기획 회의를 하다 보면 근거를 내세우기 참 어려운 지점이 많다. 가령 ‘A’ 탭을 ‘B’ 탭 앞에 두느냐 뒤에 두느냐부터, ‘C’기능을 ‘D’보다 먼저 개발하느냐 나중에 개발하느냐 등등.. 이럴 때 가장 좋은 것이 바로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통하는 것이다. 그럼, 그 데이터는 어떤 걸 사용해야 할까? 그 해답을 이 책에서 엿볼 수 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그동안 어렵게 느껴진 주간 회의의 내용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최소기능제품(MVP), AARRR과 같은 지표와 용어를 알고 나서는 아이디어를 내거나 소통하기도 더 수월해졌다. 의미를 모른 채 막연히 필요하겠거니 하고 작업했던 데이터 로깅 작업도 필요성을 몸소 느껴보니 더 재미있게 작업할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개발뿐 아니라 도메인 지식을 넓혀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는데, 그런 욕심을 채워줄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

 

책을 읽다보면 ‘크로스펑셔널 팀(Cross-Functional Team)’이라는 개념이 나온다. 목적 기반으로 구성된 조직에서 개발, 디자이너, 마케터 등 다양한 직군의 멤버들이 치열하게 협업하는 조직을 말한다. 요즘 들어 내가 그런 팀에서 일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책으로 스터디를 제안해 주시고, 좋은 환경에서 협업할 수 있게 도와주시는 팀원분들에게 감사하다.

 

✍️ 인상적인 내용 정리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만든 제품이 알고 보니 아무도 원하지 않는 제품이라는 점을 뒤늦게 발견하는 것만큼 나쁜 일은 없다. p.3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일을 ‘많이’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가장 필요한’ 일에 집중해서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p.40

 

이 책이 필요한 이유를 요약한 문장 같다. 내가 개발자가 되고자 한 이유 중 하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만들 수 있어서’였다. 하지만 내가 작업한 제품이 아무도 원하지 않는,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서비스라면? 그것만큼 비참하고 힘 빠지는 일이 있을까 싶다. 그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지금 가장 필요한 일’이 무엇인지를 데이터 기반으로 실험하고 찾아가는게 이 책의 주 내용이었다.

 

UI/UX 개선 프로젝트를 할 때 새로운 화면이 항상 더 좋다는 근거 없는 낙관을 가져서는 안 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사용자들의 선택을 받기 전까지는 ‘개선’일지 ‘개악’일지 모른다.) p.91

 

 

마침 이 문장을 읽던 당시 UI/UX 개선 작업을 하고 있어서 기억에 더 남았다. 개인적으로 UI/UX 개선을 반기는 사용자라서 개선이 당연히 좋은 것 아닐까 생각하고 작업하고 있었지만, 돌이켜보니 UI가 마음에 들지 않아 떠났던 서비스도 종종 있었다. 오래된 서비스가 왜 UI/UX 개선에 보수적인지, UI/UX 개선을 위해 디자이너와 기획자가 얼마나 고심했을지도 이해하게 된 내용이다.

 

리텐션의 변화는 비교적 오랜 기간에 걸쳐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어떤 개선이나 변경이 효과가 있었더라도 결과를 확인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p.96

 

기획이나 관리직이 정말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 문장이다. 결과 확인에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건 이성적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그걸 정말로 이해해 줄 회사가 얼마나 될까 생각이 들었다. 회사에선 당장 성과가 필요한데 얼마나 기다릴 수 있을지, 만약 기다렸음에도 효과가 없었다면 그걸 어떻게 버틸 수 있을지 등등..

 

좋은 지표가 가져야 할 조건 중 하나는 그 지표를 바탕으로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 반대로 행동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의미 없는 지표도 있다. 이런 유형의 지표를 허무 지표 혹은 허상 지표라고 한다. p.145

 

지표라고 반드시 항상 의미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 인상적이었다. 지금 회사에 오기 전까지는 아는 지표가 페이지 뷰(PV) 정도였는데, 막상 회사에서는 PV보다는 AU같은 다른 지표를 사용하는 게 신기하면서도 어떤 이유인지 궁금했었다. 책을 읽다 보니 자연스레 그 이유가 이해가 된다. ‘페이지 뷰’가 바로 그 허무 지표의 예시로 나온 것이었다. 어떤 지표가 중요한지, 그에 맞춰 어떤 개발이 의미 있는지를 조금씩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텔레그램은 사용자들이 이 기능을 불편해한다는 것을 몰랐을까? 모르긴 몰라도 어느 정도의 불편함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동시의 이 기능을 통해 텔레그램 앱에 접속하는 사용자 수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p.150

 

텔레그램은 주소록에 있는 친구가 텔레그램에 가입할 때마다 알림을 보내고, 그 기능은 사용자들이 텔레그램을 삭제하는데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내용이다. 나도 알림이 불편해 알림이 많이 오는 앱을 종종 지우면서, 사용자가 불편해하는 데 왜 알림을 많이 보내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요즘은 텔레그램의 입장도 이해가 된다. 나 같은 이탈자가 생기더라도, 분명 앱 푸시 알림은 지표에 도움이 된다. 어떤 선택을 내리는 게 좋을까. 책에서도 명확한 답은 못 내리고 있는 듯 싶다. 앞으로도 서비스를 개발하다 보면 이런 딜레마는 계속 겪게 될 것 같은데, 더 고민해 봐야겠다.

 

📝 추가로 기억에 남는 문장 정리

 

추천 영역은 개인화의 효과를 크게 볼 수 있는 부분이다. p.91
활성화 단계에서 이탈이 많은 경로가 어디인지를 살펴보면 초기 유지율이 떨어지는 것을 보완하는 데 도움이 된다. p.107
후발주자로 시작하는 서비스들은 경쟁 서비스의 사용자들을 데려오기 위해 그동안 축적해 놓은 가치를 손실 없이 이전하는 기능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p.108
지표를 기반으로 성장 실험을 할 때는 해당 지표를 어떻게 정의하고 측정할 것인가를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모호한 지표는 모호한 액션을 이끌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p.144
지표를 잘 활용하기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은 '지금 가장 중요한 지표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답하는 것이다. … 그로스해킹에서는 가장 중요한 지표를 지칭하는 용어로 OMTM(On Metric That Matter)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p.166~167
무작정 많은 이벤트를 수집하려고 하기보다는 '필요한' 이벤트를 '정확하게' 수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하자. p.189
A/B 테스트의 출발점은 가설이다. A/B테스트가 의미 있으려면 실험을 통해 무엇을 확인하고 싶은지가 명확해야 한다. p.195
흔히 아이디에이션 과정에서는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아이디어의 완성도와 무관하게 아이디어를 많이 내는 것이 권장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아이디어의 퀄리티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아이디어를 많이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와 토론을 통해 아이디어를 다듬고 발전시키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p.218
회고 항목은 '좋았던 점' 혹은 '나빴던 점'처럼 애매모호하게 적도록 해서는 안 된다. 항목이 명확할수록 구체적이고 생산적인 피드백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을 기억하자. … 충분한 준비를 하지 않고 회고를 진행하게 되면 그냥 소감을 발표하는 자리 정도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p.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