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지원 전까지
네이버 부스트캠프 수료 이후로 1년 가까이 지났다. 그동안 스터디를 진행하면서 부족한 코딩 테스트 실력과 CS 기본기를 키우는 데 집중했다. 기록에 욕심이 생겨 블로그에 글도 더 작성해 보고, 개발 컨퍼런스도 참가해 보며 시야를 넓혀보려 노력했다.
취업을 위해 채용 공고도 찾아 지원하며 공부했다. 몇 차례의 채용 절차를 경험하며 코딩 테스트는 자신감이 생겼고, 여전히 어렵긴 하지만 면접도 처음만큼 두렵지 않아졌다.
하지만 이력서 개선은 여전히 힘들었다. 이력서는 아무리 고쳐도 고칠 점이 계속 보였고, 명확한 정답이 없어 막막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여러 시도 중에 가장 도움이 된 것은 글또의 이력서 피드백 소모임이었다. 원래 내 이력서를 보여주는 게 부끄러워 피드백을 거의 받지 않았는데, 용기 내어 요청했더니 두 분께서 세심하고 상세하게 피드백을 해주셨다. 혼자서 개선할 땐 놓쳤던 점도 많았고,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는 어떤 점이 부족한지 확실히 알 수 있어서 너무나 큰 도움이 되었다.
1. 서류 작성
이력서를 다 개선할 즈음 카카오페이증권 대규모 인턴십 공고를 보게 되었다. 채용 한파로 프론트엔드 채용 공고를 보기 힘든 시기여서 반가운 마음에 채용 공고를 읽어보았다.
채용 공고를 읽다 보니 작년에 다녀온 당근 테크 밋업의 ‘아니, 여기도 웹뷰였어요?’ 발표가 떠올랐다. 당근 동네생활 탭을 네이티브에서 웹뷰로 전환한 이야기였다. 속도 개선을 위해 SSR을 도입하는 등의 시행착오가 흥미로워 보여서 나도 언젠가 경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발표였다. 카카오페이증권의 프론트엔드 조직 소개와 기술 스택을 보니 카카오페이증권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하며 지원서를 작성했다.
이력서는 채용 공고와 어울리는 나의 강점을 더 강조하는 방식으로 개선했다. 운이 좋게도 카카오페이증권의 팀 문화와 기술 스택이 그동안 내가 해온 활동, 경험한 기술 스택과 비슷한 것이 많았다. 이런 점들을 더 강조하고, 불필요한 내용은 줄여나갔다.
자기소개서는 이력서에는 표현하기 어려웠던 내 강점 하나를 골라서 작성했다. 허용된 글자 수가 작아서 여러 개를 적기보다는 하나를 확실히 작성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강점을 발휘한 사례, 이를 바탕으로 꿈꾸는 내용을 위주로 간략히 작성해서 제출했다.
서류 전형 결과는 금방 나왔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합격 메일을 받게 되어 너무 기뻤다.
2. 코딩 테스트 & 과제 전형
1) 준비 과정
그동안 카카오페이증권 인턴십이 열린 적이 없어서, 정보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래서 후기를 찾아보며 학습하는 대신, 평소 해오던 방식으로 준비했다. 코딩테스트는 특별히 응시 환경에 대한 언급이 없어 프로그래머스에서 진행할 것이라 예상하고 신입 코테 난이도인 Lv.3 정도의 문제를 풀었다. 과제 전형 역시 프로그래머스의 과제테스트 연습을 반복해서 풀어보며 준비했다.
2) 테스트 후기
과제 테스트는 긴 시간을 주는 유형이 아닌, 짧은 시간 내에 구현해서 제출하는 방식이었다. 난이도는 예상보다 더 어려웠다. 요구 사항을 자세히 살펴보고, 시간 내에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을 먼저 찾아서 확실해 해결하는 데 집중했다.
코딩 테스트는 JavaScript로 진행했다. 주로 python으로 준비를 해와서 걱정도 되었지만, 몇 차례 JavaScript로 봤던 코딩 테스트 경험을 떠올리며 문제를 풀기 시작했다. 다행히 과제 테스트만큼 난이도가 높지 않아서 큰 문제 없이 문제를 다 풀어낸 것 같다.
코딩 테스트를 잘 보기는 했어도 과제 테스트가 어려워서 걱정했는데, 감사하게도 인터뷰 전형에 참석할 수 있게 해주셨다.
3. 기술 역량 인터뷰
1) 면접 준비
합격 메일을 받은 후로, 면접까지 1주일 조금 안 되는 시간이 주어졌다. 평소 면접 준비하던 것처럼 스케줄을 세워서 부족한 CS, Front-end 기술 스택에 대해서도 더 공부하려 했지만, 개인적인 일이 생겨 면접 준비에 집중할 수 없게 되었다..
면접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는 환경이었기에, 새로운 내용이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기보다는 아는 내용을 확실히 준비하기로 했다. 이력서를 써보며 구축해 온 개발에 대한 내 생각과 관점도 글로 다시 정리해 보았고, CS와 기술 스택 지식은 그동안 스터디를 하면서 학습한 내용 위주로 복습했다. 그동안 써온 블로그와 개발 일지를 보며 경험과 프로젝트 기억을 되살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2) 면접 후기
면접은 판교 카카오아지트에서 대면으로 진행했다. 새벽부터 장거리를 이동해서 도착했는데, 잘 꾸며진 카카오아지트를 보고 이런 곳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설레였다. 면접 대기실에서는 나와 같은 직무에 지원한 분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꼭 다 같이 합격해서 다시 보자고 이야기한 후, 면접을 보러 들어갔다.
면접은 1:1로 한 시간가량 진행했다. 면접관으로는 나와 같은 직무의 현업 개발자님이 오셨다. 1:1 면접은 처음이라 긴장이 되었지만, 면접관님이 편하게 잘 이끌어 주신 덕분에 긴장한 것에 비해서 편하게 볼 수 있었다. 질문은 기술 질문을 포함해 이력서 기반 질문과 인성 질문까지 골고루 받았다.
면접 분위기는 정말 좋았다. 팀네이버 신입공채 면접을 봤을 때처럼 이런 면접을 경험한 것만으로도 많이 성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답변을 잘 못하고 있을 때는 면접관님께서 친절하게 이끌어주셨고, 이력서와 인성 질문에서도 “이런 것도 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 해보셨어요?” 라고 조언을 해주시는 것 같아서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앞으로의 성장 방향을 설정하는 데도 도움이 된 좋은 시간이었다.
4. 결과
좋은 면접관님을 만나 유익한 경험이 된 것과는 별개로, 답변을 제대로 하지 못한 내용도 있어 합격은 기대하지 않고 있었다. 떨어지더라도 요즘 같은 시기에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라는 생각으로 일상으로 돌아와 바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인터뷰 결과 메일이 왔다. 대부분 “결과 안내”처럼 무미건조한 제목이 적혀 있으면 탈락이었기에, 기대감 없이 메일을 열어보았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합격 소식을 보게 되었다.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출근을 시작하게 되었다. 배울 점 많은 선배 개발자들과 뛰어난 동기들을 만나고, 인턴도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경험하면서, 이곳에서 일 할 수 있는 것이 개발을 시작한 후 가장 큰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의 인턴 생활을 잘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되지만, 꿈꿔왔던 개발을 할 수 있다는 설렘과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 즐거움이 아직 더 크다. 지금의 감사한 마음을 끝까지 잘 유지하고, 최선을 다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