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 후기

SK AI SUMMIT 2024를 다녀와서 든 생각

무딘붓 2024. 11. 21. 11:12

 

🧑‍💻 1. 프론트엔드 개발자인 내가 AI 컨퍼런스에 간 이유

 

11월 4일,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SUMMIT 2024에 다녀왔다.

 

나는 AI 개발자는 아니지만, AI 발전이 프론트엔드 개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했었다. 빠르게 발전하는 AI 기술이 결국 내 일자리를 대체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다. 이런 고민을 품고 있던 차에, Open AI 회장 Greg Brockman을 비롯한 세계적인 IT 리더들의 발표를 직접 들을 기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고 망설임 없이 참가를 결심했다.

 

Keynote 예약 화면

 

행사에서 가장 기대했던 건 역시 1일 차 Keynote 1이었다. 좌석이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었지만, 다행히 경쟁이 치열하지 않아 자리를 확보할 수 있었다. 세계적인 리더들의 발표를 현장에서 직접 듣는다는 생각에 기대감이 한층 더 커졌다.

 

🤝 2. 협력으로 만들어가는 AI 생태계 : AI Tomorrow, AI Together

 

 

 

Keynote 1은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오프닝 스피치로 시작되었다. 대기업 회장님을 실제로 본 것은 처음이라서 신기했다. 이어서 Satya Nadella Microsoft 회장의 축하 인사와 Jensen Huang NVIDIA CEO의 대담이 상영되었고, 행사장에는 Rani Borkar Microsoft CVP를 비롯한 글로벌 IT 리더들이 자리해 있었다. 뉴스에서만 보던 사람들과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신선한 자극을 받았고, 자연스럽게 발표에 더욱 집중하게 되었다.

 

오프닝 스피치에서는 AI 발전을 가로막는 세 가지 Bottleneck(병목현상)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SK의 노력이 주제로 다뤄졌다. 주요 Bottleneck 3가지로 Use Case, 에너지, 데이터가 언급되었는데, 이 중 에너지 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LLM 학습을 위해 AI 반도체를 활용한 대규모 데이터 센터 구축이 필요하고, 데이터 센터 전력 수요를 뒷받침하기 위해 전력 공급망과 SMR(소형 모듈 원자로)에 투자한다는 이야기였다. 이 발표를 들으며 AI 발전은 단순히 연구실과 IT 기업들만 이끌어 가는 게 아니라, 다양한 산업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인상 깊었다.

 

Microsoft가 회사 설립 이후 배출한 모든 탄소 발자국(historical carbon footprint)을 제거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는 이야기도 놀라웠다. 소프트웨어 개발을 넘어 환경까지 고민하는 모습을 보며, IT 산업의 역할이 생각 이상으로 넓다는 걸 알게 되어 흥미로웠다.

 

“AI 수익 모델이 충분치 않다. Killer Use Case를 찾기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하다.”라는 이야기도 기억에 남았다. 나는 AI 시장이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착각했기 때문에, 이 말을 들으며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내 이해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앞으로 비즈니스 모델과 시장에 관한 공부를 할 필요가 있다.

 

키노트를 들으며 『코딩 호러가 들려주는 진짜 소프트웨어 개발 이야기』에서 언급된 ‘프로그래밍 주변에 있는 다른 일(사용자, 업계, 비즈니스…)에도 관심을 가지라’는 조언이 떠올랐다. 앞으로는 개발 기술뿐 아니라 IT 업계 전반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 더 노력을 기울여야겠다고 다짐했다.

 

🚀 3. 대담: AI의 미래 (Greg Brockman)

 

 

가장 기대했던 시간! 바로 Open AI의 회장 겸 사장인 Greg Brockman과 SBVA 이준표 대표의 AI의 미래 대담이었다. 두 분은 영어로 대담을 주고받았지만, 동시통역 리시버가 제공되어서 듣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 게다가 스크린에 AI 기술로 번역한 내용을 동시에 제공해서 동시통역과 AI 번역을 비교하는 재미도 있었다. 아직은 동시통역이 더 자연스럽고 정확했지만, 전문 용어나 긴 문장에서는 AI 번역도 참고하기 좋았다.

 

대담에서는 ChatGPT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오갔다. 그중에서도 Greg Brockman이 2015년, ‘AGI를 좋은 방향으로 바꾸기는 너무 늦지 않았나?’라고 생각하며 Open AI를 설립했다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항상 너무 늦었다는 생각으로 많은 것을 포기했던 나와 달리, Greg Brockman은 오히려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는 점이 멋있었다.

 

ChatGPT의 장점은 빠른 속도로 답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단점으로는 시간을 오래 준다고 해도 답이 나아지지 않는 것을 언급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Greg Brockman은 AI의 추론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고 말했다. 즉, 오래 고민하더라도 ‘중요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AI를 만들겠다는 이야기였다. 예를 들면, AI가 퓰리처상도 수상할 수 있고 기후 변화 문제와 같이 세상을 더 좋게 변화시킬 수 있는 난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야기를 들으며 기대감과 동시에 무서움도 교차했다. 과연 그런 AI가 등장하게 된다면, 나는 앞으로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할지 고민이 깊어졌다.

 

“AI가 인간 지능을 넘을까요?”라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Yes’라고 대답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다만 갑자기 뛰어넘는 것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넘어설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일자리 감소 문제에 관한 질문에서는 색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일자리는 예측할 수 없지만, 회사 설립이 더 쉬워질 것이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생산성이 2~10배 증가하면서 기술의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이야기했다.

 

또한, 컴퓨터 등장으로 서류 사무업 종사자는 감소했지만, 인플루언서는 증가한 것을 예시로 들면서 우리가 생각 못 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흥미로운 점은 “사람들이 해야 해서 하는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열정을 가지고 하는 일만 하는 시대”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했다. 아직은 너무 먼 이야기로 들렸지만, 지금까지의 사회 변화를 생각하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닐 것 같았다. 과연 나도 열정을 가지고 하는 일만 하는 미래에 살 수 있을까..?

 

 

✍️ 4. 컨퍼런스에서 느낀 점

 

새벽부터 SRT를 타고 키노트를 들으러 간 보람이 있었다. 비록 Keynote 1의 일부만 들었지만, 기대했던 것보다 더 유익했던 시간이었다.

 

그동안 웹 개발이라는 한정된 시야로만 IT 산업을 바라봤던 내가, 더 넓은 관점을 가지게 된 좋은 기회였다. IT 뉴스도 더 자주 챙겨보고, 이번 기회에 프론트엔드가 아닌 도메인의 이야기도 호기심을 가지고 찾아보려고 한다.

 

AI에 대한 고민은 더 깊어졌다. ‘AI가 개발자를 대체할 수 있을까?’에 대한 오랜 질문에는 명확한 답을 내릴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을 뿐이다. 그 대신, 이제는 앞으로 어떤 것에 더 집중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시기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

 

Greg Brockman이 ‘코딩할 때 라이브러리 학습할 필요가 없어진다’라고 말했듯이, 단순한 지식 암기에만 집중하는 대신 AI 시대에서도 변함없이 중요할 역량을 고민하고, 그런 능력을 꾸준히 쌓아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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