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 글또 10기

글또 10기를 지원하면서 - 삶의 지도 🗺️

무딘붓 2024. 9. 15. 23:42

글또 10기에 지원 하며 작성하는 글입니다. 신규로 참여하는 경우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 삶의 지도”에 대한 글을 작성하라는 항목이 있어 부족하지만 간단히 제 삶을 돌아보는 글을 작성합니다.

 

 

🔭 천문학과에서 우연히 시작한 개발

 

꽤 오랜 시간 저의 꿈은 천문학자였습니다. 초·중·고 생활기록부 장래 희망 칸에는 한 번도 변함없이 ‘천문학자’라는 직업이 적혀있었어요. 천문학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학창 시절 공부를 해왔고, 자연스럽게 저는 천문학과에 입학해서 대학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천문학과 코딩은 얼핏 어울리지 않는 조합처럼 보이지만, 생각보다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흔히 천문학자라고 하면 망원경으로 무언가를 관찰하는 모습을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로는 방대한(말 그대로 '천문학적인') 데이터를 분석하고 계산하는 일이 더 많아요. 이 과정에서 코딩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천문학 전공에서도 기초적인 코딩 수업을 반드시 듣게 됩니다.

 

그렇게 처음 듣게 된 파이썬과 C언어 수업은 생각보다 재미있었고, 성적도 꽤 좋게 나왔어요. 코딩을 어려워하는 다른 동기들도 도와주다 보니, 천문학자로서 코딩 실력을 제 강점으로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군 전역 후 컴퓨터공학과 복수전공을 신청하고, 본격적으로 개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하늘을 향했던 꿈, 코드에서 찾은 길

 

컴퓨터공학과 학점을 채워가던 어느 날, 친구와 함께 악기 연습 동아리를 만들게 되었어요. 동아리 활동은 즐거웠지만, 매번 수기로 연습실 예약을 관리하는 게 너무 번거로웠습니다. 마침 웹프로그래밍 수업을 듣고 있던 터라 ‘그냥 내가 한번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결국 방학 동안 틈틈이 생활코딩 강의로 node.js, MySQL을 공부한 끝에 예약 사이트를 완성했습니다. 부원들에게 훨씬 편리해져서 좋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개발 공부를 하는 것도 꽤 보람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무렵 저는 천문학 공부를 하다 슬럼프에 빠져있었습니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천문학과 수업을 소화하기 위해 공부 시간을 계속 늘려가며 따라갔지만, 성적도 조금씩 떨어지고 공부하는 과정도 점점 즐겁지 않아졌어요. 반면 주전공이 아니라는 이유로 공부를 소홀히한 컴퓨터공학과 과목은 강의를 듣는 시간도 즐거웠고, 성적도 더 좋게 나왔습니다.

 

아무래도 컴퓨터공학과가 적성에 맞는 거 아닌가 고민하던 중, 우연히 컴퓨터공학과 선배님들의 특강을 듣게 되었어요. 개발자는 어떤 업무를 하는지, 어떤 환경에서 일하는지를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개발자들의 서로 도우며 성장하는 오픈소스 문화가 멋있게 보였어요. 바쁜 와중에도 기꺼이 본인의 시간을 내어 다른 사람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돈이 되는 일이 아님에도 본인의 소스코드를 공개하는 문화가 쉽게 이해가 가지 않으면서도 대단하다고 느껴졌어요.

 

결국 긴 고민 끝에 개발자의 길을 걸어보자는 결심을 했습니다. 다만 내가 정말 개발을 좋아하는지, 개발이 적성에 맞는 일인지는 알 수 없었기에 네이버 부스트캠프에 지원하게 됩니다. 반년간 부스트캠프를 하면서 힘들기도 했지만, 이 일을 직업으로 삼아도 좋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특히 많은 멘토링과 특강을 들으며 나도 언젠가 도움을 줄 수 있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 어떤 개발자가 될 것인가?

 

‘받았던 혜택만큼 나도 기여를 통해 돌려주는 것’이 오픈소스의 중요한 정신인 것처럼, 많은 선배 개발자님의 도움을 받은 만큼 저도 "남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개발자"가 되겠다는 목표가 있습니다. 특히 처음 웹 개발 공부를 하면서 알게 된 생활코딩의 이고잉님과 같은 개발자가 되고 싶다는 꿈이 생겼어요. 이고잉님같은 개발자가 되는 것은 아직 머나먼 일이지만, 사소하게는 제가 만든 작은 프로젝트라도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개발 과정에서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블로그로 포스팅하려고 해요. 그리고 남을 도울 수 있을 만큼의 개발 실력을 길러서 멘토링 활동도 해보고 싶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삶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는 목표도 있습니다. 처음으로 동아리 부원들을 위한 예약 서비스를 개발했을 때 큰 보람을 느꼈기 때문이에요. 특히 서비스 중인 다른 예약 프로그램을 참고하면서 사용자 입장에서 편한 점을 적용해 보고, 부원들의 피드백을 받아 불편한 점을 개선하는 과정이 가장 즐거워서 웹 프론트엔드 개발을 더 집중해서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개발 공부를 계속 해서 사람들의 삶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 개발에 기여하는 개발자가 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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